2007년 04월 08일
2007년 4월 8일 내생에 최악의 학교오는 길.
0. 4월 6일 금요일. 집에가는길 : 자전거를 타고 정부청사역까지가서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 가다.
<학교 오는 길.>
1. 전공책 3개가 든 백팩을 매고. 옷가지와 공책이 든 신발주머니 같은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기차를 탔다.
2. 기차 안에서. 요며칠 나때매 무리한 백팩의 끈이 끊어졌다...
이때부터 자전거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학교에 어떻게 갈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버리고 택시를 타던가. 택시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자전거를 실어가지고 오던가.
둘 중 하나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가방은 적어도 5키로는 됐을거다..
3. KTX를 타고..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정부청사까지는 편하게 왔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4. 일단 이쁜 내 자전거 한번 봐주러 갔는데.. 도저히 버리고 올 수가 없었다. 대충 가방 들고 타봤다.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여태까지 한 고민은 어쩌고.) 자전거 타고 오기로 했다..
5. 이놈의 가방. 한손으로 들기엔 너무나도 무거웠고. 계속 흘러내린다.. 그래도 어찌어찌하여(#$%^^&*()ㅒㅑㅗㅠ이ㅏ*^*ㅑㅒㅑㅓㅆ&*ㅑ). 갑천 앞 육교까지 왔다. 이제 육교를 넘고. 갑천을 건너면.(아니 돌아가야겠지) 학교인거다.
6. 육교를 올라가려고 가방을 핸들에 걸었는데. 완전히 끊어져버린 가방끈이 그만 체인에 끼어버렸다.. 육교 올라가던 도중에 자전거 세워놓고 낑낑거리면서 가방끈을 뺏다.. 며칠전에 산 물휴지가 매우 유용하게 쓰였다. 이럴라고 산거 아닌데. 근데 절대 안빠진다.. 쪼그려 앉아서 힘쓰는데 갑천에서 놀다온 사람들이 계속 왔다갔다 한다. 아 쪽팔려ㅠ
7. 겨우 가방끈 빼서 육교를 넘어 왔다. 자전거 데리고 육교 걸어간거 처음이다. 내리막길을 기대하며 신나게 달려가던 곳인데..
학교는 보이지만 갑천이 있다. 갑천이 있다.
8. 갑천을 바라보면서 한참을 고민했다. 돌아서 가기엔 (심리적 거리가)너무 멀었다. 가방이 너무 무겁고 귀찮았다.(전공책 어디 버려버리고 싶었다.공부도 안할꺼면서 왜갖고 왔냐고.)
9. 그래서. 그냥 징검다리를 건너버리기로 했다=.= 내생에 최고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징검다리만 어떻게 건너면 끝인거다.
10. 거의 미쳤었다. 한손에는 가방을 들고 . 한손에는 자전거로 들고 일단 갑천 옆 공원길쪽으로 내려갔다. 휴. 징검다리 앞에서 한숨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나한테 말을 건다.
"이거 체인 빠져서 이렇게 서있는 거에요?"
"체인 안빠졌는데...." 하면서 보니까. 어느새 체인이 빠져있다. ㅠ
자전거 들고 오다가 어디 부딪혔나.. 뭐. 체인 빠진거 쯤이야.
11. 본격적으로 징검다리를 건너다.
난 몸만 가지고 건너는데도 빠져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가방과 자전거를 동시에 들고 가는건 너무나 위험했다.
그래서... 두번 작업하기로 했다.
12. 일단, 자전거부터.
나름대로 가볍다고 자부해온 자전거이지만...
이거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일단 내가 물에 빠지면 안되고. 자전거도 빠뜨리면 안되고..
나름 힘의 배분도 잘 해야 했다.
새로산 운동화가 굽이 높아서 건너는데 무섭기까지 하였다.
땀이 줄줄 흐른다.. 저 앞에선 사람들이 나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겠지.
왼손으로는 핸들을, 오른손으로는 본체를...
왼손은 방향을 잡아 주기는 하지만 무게는 더 해 주는 바람에 오른팔 근육이 끊어져 버릴 것만 같았다.
참 사서 고생이다. 택시탈껄..
오늘따라 자전거가 밉다.
아니 니가 미우면 안되지.
가방이 망할놈이다!!
13. 자전거 자물쇠로 잘 채워 놓고.
다시 돌아갔다. 가방가지러.
이건 뭐. 든 거 같지도 않다~
가방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려는데..
뒤에서 내 삼분의 일도 안살았을 거 같은 꼬마애가 나더러 "비켜!!!!!!!!!!!!!"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씨 어ㅏㅣ;ㅇㄹ마ㅣㅓ;ㅇㄹ;ㅣㅏㅇ
진짜 때려주고 싶었다!!!
계속 꼬맹이 욕을 하면서 다리를 건넜더니 금방이었다.
14. 마지막.
마지막 고비는 올라가는 계단.
이건 머리를 쫌 써서 ㅋㅋ
어렵지 않게 해결했다.
15. 학교 앞 횡단보도는 내가 올라오자 마자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이건 나를 위한 초록불이야.
마지막 힘을 내어 가방을 들고 패달을 밟았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16. 이제 내가 사는 곳이 보인다.
정말 열심히 . 열심히 오는데 자물쇠가 중간에 떨어져 버렸다.
끝까지 말썽이다.
이젠 막 자물쇠한테도 말을 건다.
"내가 너를 얼마나 이뻐했는데"
금이 좀 갔는데.. 괜찮겠지?
17. Now. I'm here. My sweet room.
밥먹고 공부나 하자..
# by | 2007/04/08 17:46 | 트랙백 | 덧글(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웃으면 안되지만 완전 재밌당!